2009년 05월 23일
그라쿠스를 보내며
내가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은, 물론 국감이라는 무대를 통해서 였다.
하지만 TV에 있는 누군가는 대부분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던 사람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스쳐간 하나의 사건일 뿐이었다.
노무현을 다시 보게 된건 아버지의 식당에서였다.
부산의 국회의원에 도전한 노무현이 낙선하고, 고등학교 친구분들과 아버지의 식당에 모였었다.
악수도 하고 이야기도 했지만, 뭐 정치엔 별 관심도 없었고 이전에는 김영삼 지지자였다가 단지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부산에서는 생소한 '민주당'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뛰어다녔던 어버님과 친구분들을 보면서,
'친구라고 저러면 안되지.' 라는 냉소를 어느 정도 마음에 품고 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음식 서빙을 하고, 미닫이문 뒤에서 노무현의 말을 듣고 있을 때 나는 노무현에게, 정치가로서는 처음으로 매력을 느끼고 말았다.
"친구들아. 난 대통령이 되고 싶다."
과연 이게 시장에서 낙선하고, 방금 국회의원에서 낙선하고 온 사람의 말인가.
부산에서 민주당의 당적을 걸고(나는 그것이 자살 행위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사실로 드러났고.)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
거기에, 감히, 대통령까지. 듣보잡 주제에.
하지만 거기서 나는 일종의 상쾌함을 느꼈던 것 같다.
대통령이라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노무현은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 도전하고 있었다.
유력한 대권 후보도 아니고, 아무것도, 국회의원도 아닌 시점에서. 그 이전부터 그는 불가능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시점에서 나는 노무현의 팬이 되어 버렸다.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지라 노사모에 가입만 한 유령 회원이 되었고, 입회원서도 아버님의 강요에 못이긴 비자발적 민주당원으로 살게 되었지만, 나는 그 순간 부터 노무현의 팬이 되어버린 것이다.
나는 그가, 그가 처음 생각했던 것의 많은 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이상이었고, 우리가 있는 곳은 현실이었다.
생의 후반기, 그는 극단적인 분노와 사랑을 받았고, 마침내 생을 마감했다.
결국 그는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이상을 재림시키는 영웅이 아니었음을 인정했지만, 그런 인간스러움을 나는 더 좋아할 수 밖에 없다.
남은 것은 남은 자들의 몫이고, 못다 한 일은 남은 자들이 할 일.
나의 아버지의 친구, 내 아버지와 동갑이시라 그 죽음이 더 가슴이 아픈 분.
내가 팬이었던 사람. 이상을 보여주고 그것이 꿈이 아님을 보여주었던 사람.
스스로의 부끄럼 앞에 생을 내어놓을 만큼 괴로워 했던 사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님이었던 사람.
잘 가세요.
그라쿠스를 보내며.
하지만 TV에 있는 누군가는 대부분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던 사람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스쳐간 하나의 사건일 뿐이었다.
노무현을 다시 보게 된건 아버지의 식당에서였다.
부산의 국회의원에 도전한 노무현이 낙선하고, 고등학교 친구분들과 아버지의 식당에 모였었다.
악수도 하고 이야기도 했지만, 뭐 정치엔 별 관심도 없었고 이전에는 김영삼 지지자였다가 단지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부산에서는 생소한 '민주당'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뛰어다녔던 어버님과 친구분들을 보면서,
'친구라고 저러면 안되지.' 라는 냉소를 어느 정도 마음에 품고 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음식 서빙을 하고, 미닫이문 뒤에서 노무현의 말을 듣고 있을 때 나는 노무현에게, 정치가로서는 처음으로 매력을 느끼고 말았다.
"친구들아. 난 대통령이 되고 싶다."
과연 이게 시장에서 낙선하고, 방금 국회의원에서 낙선하고 온 사람의 말인가.
부산에서 민주당의 당적을 걸고(나는 그것이 자살 행위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사실로 드러났고.)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
거기에, 감히, 대통령까지. 듣보잡 주제에.
하지만 거기서 나는 일종의 상쾌함을 느꼈던 것 같다.
대통령이라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노무현은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 도전하고 있었다.
유력한 대권 후보도 아니고, 아무것도, 국회의원도 아닌 시점에서. 그 이전부터 그는 불가능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시점에서 나는 노무현의 팬이 되어 버렸다.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지라 노사모에 가입만 한 유령 회원이 되었고, 입회원서도 아버님의 강요에 못이긴 비자발적 민주당원으로 살게 되었지만, 나는 그 순간 부터 노무현의 팬이 되어버린 것이다.
나는 그가, 그가 처음 생각했던 것의 많은 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이상이었고, 우리가 있는 곳은 현실이었다.
생의 후반기, 그는 극단적인 분노와 사랑을 받았고, 마침내 생을 마감했다.
결국 그는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이상을 재림시키는 영웅이 아니었음을 인정했지만, 그런 인간스러움을 나는 더 좋아할 수 밖에 없다.
남은 것은 남은 자들의 몫이고, 못다 한 일은 남은 자들이 할 일.
나의 아버지의 친구, 내 아버지와 동갑이시라 그 죽음이 더 가슴이 아픈 분.
내가 팬이었던 사람. 이상을 보여주고 그것이 꿈이 아님을 보여주었던 사람.
스스로의 부끄럼 앞에 생을 내어놓을 만큼 괴로워 했던 사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님이었던 사람.
잘 가세요.
그라쿠스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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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대구로 갑니다. by laystall
- 정해신 박사, 노무현 정신분석 by Antares
- 선거도 끝났으니 질문이나 하나. by 요르다
# by | 2009/05/23 13:27 | 日常亂舞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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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말을 믿습니다.
물론 세상을 바로가게 하는건 이제 남은 사람들의 몫이겠지요.